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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30대의 커리어 리셋, 9년차 MD에서 신입 개발자로
[커리어체인저] 쇼핑몰MD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직업을 바꾼 이유는
2024. 07. 19 (금)
‘지금 걷는 이 길이 과연 내게 잘 맞는 길일까?’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커리어 고민을 겪습니다. 누군가가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의문과 갈증을 조용히 덮어둘 때, 또 다른 누군가는 과감히 방향키를 꺾어 완전히 새로운 길을 탐험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주체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거죠.
거침없이 ‘변화’를 택한 이들을 우리는 이제부터 커리어체인저(Career Changer)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낯선 업무 환경,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직무…용감한 도전에 나선 커리어체인저들의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도 새로운 가능성의 씨앗을 발견하기를!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 고려하게 되는 게 참 많습니다. 몇 년간 배운 전공, 타인의 시선, 부모님의 의사, 당장 직면한 생계까지. 인생의 첫 번째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오롯이 나의 마음이나 꿈을 따를 수 없는 경우가 많죠. 이번에 만난 모험가J 님도 사회생활의 첫 시작은 꿈으로부터 비롯된 선택이 아닌, 생계를 위한 발걸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련의 계기로 30대가 되어 직업을 다시 고민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인생의 방향을 틀어 ‘리셋’했죠. MD로서 9년의 경력을 저버리고, 개발자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한 건데요. 지금은 누구보다 만족하며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고 전해요. 나이도, 쌓아온 경력도 신경 쓰지 않고 인생 제2막을 스스로 개척한 모험가J 님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어요.
‘어쩌다 MD’
생계를 위한 일의 시작
개발자가 되기 전, 쇼핑몰에서 9년 이상 일을 하셨다고요. MD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쇼핑몰MD가 꿈이었던 건 아니었어요. 요즘 ‘취업 준비를 한다’는 건 좋은 대학을 나와, 스펙을 쌓고, 자격증을 취득해 좋은 회사에 가려고 노력하는 걸 말하죠. 저는 그런 방식으로 취업했던 케이스는 아니에요.
대학에서 패션디자인과를 다니던 도중에, 가정사로 인해 휴학하고 구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어요. 당시에 할 수 있는 건 다 도전했죠. 쇼핑몰MD로 9년 동안 일을 했다고 하지만, 아르바이트로 일한 걸 합치면 10년 이상 사회생활을 한 것 같아요. MD를 하기 전에는 영업 보조 일도 해봤고, 인쇄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도 했었거든요.
그렇게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중, 집 근처에 있는 쇼핑몰에서 보조MD 구인 공고가 올라온 걸 보고 지원했어요.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인데, 저를 좋게 봐주셔서 한 달 뒤 정직원 제안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쇼핑몰에서 MD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예요. 일이 생각보다 적성에 맞더라고요. 하다 보니 성과를 인정을 받게 되고, 다른 회사에서 이직 제안을 받으며 커리어를 쭉 이어갔어요.
말 그대로 ‘어쩌다’ MD가 되셨네요. 그런데 보내주신 사연에 MD랑 디자이너 일을 함께 하셨다고 말씀하셨어요. MD와 디자이너는 다른 일인데, 한 회사에서 병행을 하신 건가요?
작은 규모의 쇼핑몰은 MD로 입사해도 상품 촬영이나, 상품페이지 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또 디자이너가 따로 없거나, 빠르게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회사에서 필요한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추가로 맡다 보니 어느새 디자이너의 일까지 하고 있었습니다.(웃음)
인쇄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이력도 있으니, 회사에 디자이너가 없으면 대부분 제가 그 역할을 함께 했던 거죠. 그래서 이력서도 쇼핑몰MD 버전, 디자이너 버전 이렇게 두 가지가 있어요.
쇼핑몰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어 진열하던 날
한 직무의 일만 하는 게 아니니 회사 생활이 무척 바쁘셨을 것 같은데요. 주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
9년 동안 쇼핑몰 업계 안에서 이직을 몇 번 했는데요. 외부 업체에서 가져온 물건을 쇼핑몰에 등록하고 마케팅 하는 일이 주요 업무였고요. 상품을 촬영하고, 상세페이지를 구성하는 디자이너 역할을 함께 했어요. 또 상품 개발이나 회계 업무를 맡기도 했죠. 주로 ‘어떻게 매출을 증대시킬까’를 고민하면서 MD, 디자이너, 마케터 역할까지 맡아 일을 했어요.
이 정도면 ‘쇼핑몰 마스터’가 되셨을 것 같아요. 역할마다 고충도 달랐을 것 같은데요.
작은 회사일수록 쓸 수 있는 비용의 한계가 있잖아요. MD와 마케터로서 고민할 땐 최소 금액 안에서 최대 이익을 내야 하는 게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전 디자이너로 일하는 게 더 재미있게 느껴졌는데요. 이 일에도 큰 고충이 있었어요. 디자이너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직업이더라고요. 제가 디자이너로서 원하는 디자인과 사람들이 원하는 디자인이 다를 때가 많았거든요. 싫은 소리를 듣는 순간도 많고 “왜 이거밖에 못 하냐”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라는 말도 자주 들었죠.
쇼핑몰 일을 그만두게 된 것도 ‘사람’ 때문이었다고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어떤 결정적인 일이 있으셨나요?
직장생활을 9년 동안 하다 보면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 당연히 생길 수 있어요. 그러나 퇴사까지 결심하게 된 건, 마지막 회사에서 만났던 한 분 때문이에요. 초반에는 그 회사에서도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했었는데요. 동료 중 한 분이 직급이 올라갈수록 강압적으로 변하시더라고요.
저의 직속 팀장도 아니신데, 제 영역 밖인 잡다한 업무를 제게 자꾸 맡기셨어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그분이 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있더라고요. 회사에 이 어려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도 해봤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저 사람은 계속 저럴 것이니, 그냥 참고 넘겨라” “왜 이런 것 하나 못참니” “네가 너무 예민하다”라는 말이었어요. 이런 회사의 처사에 결국 퇴사를 결심했어요.

쇼핑몰 MD로 일하며 새벽까지 야근한 날
다음이 없는 퇴사,
잠시 멈춰 진짜 나를 마주하기
회사에 기댈 곳 하나 없는데, 일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정말 답답하셨겠어요. 많은 분이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고 말하죠. 매일 부대끼며 일하니 피할 수도 없으니까요. 퇴사 후 어떻게 지내셨어요?
서른 셋 쯤이니 마냥 적지 않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둔 건데요. 지금 돌아보면 제 인생에서 번아웃이 크게 왔던 시기예요. 전에는 이직하더라도 이직할 회사를 정하거나, 미래 계획이 있는 상태에서 그만뒀거든요. 그런데 그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어요. 인생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죠. 일하기가 너무 싫었고, 회사에서 들었던 말만 생각하면 ‘내 잘못인가’ ‘내 잘못이라면 앞으로, 똑같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걱정이 밀려오더라고요.
혼자 깊은 고민의 시간이 있으셨네요. 직무를 바꾸지 않고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이 없는, 다른 회사에 이직하는 방법도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요. 직업까지 바꾸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일을 순전히 사람 때문에 그만두게 된 건데요. 푹 쉬면서 국비지원제도를 통해 심리상담을 받아봤어요. 그 상담을 통해 저를 들여다보고,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상담을 받으면서 느낀 점은 제가 생각보다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거였어요. 이전에 몇 번 이직을 했어요. 당시에는 회사 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상담을 받으며 돌이켜 보니 회사 조건은 2순위고 결국 사람 문제가 크더라고요.
다시 쇼핑몰MD와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하면, 사람과 부딪히는 게 당연해져요. MD로서는 실적에 대한 압박이 심했고요. 디자이너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더라고요. ‘최종, 정말 최종, 진짜 최종, 진짜 최종의 최종’을 거듭하며 사람들과 수정을 해나가야 하죠. 커뮤니케이션이 워낙 많은 직무들이라, 다시 돌아가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직업을 바꾸자고 결심한 거예요.

디자이너로 일하며 인쇄 감리를 보던 날
30대의 커리어 리셋,
신입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생계가 아닌, 진짜 내 성향에 맞는 일을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왔네요.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잖아요. 그중 ‘개발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통 개발자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검은색 모니터 화면을 띄워 놓고, 하루 종일 말도 안 하고 키보드만 치고 있는.(웃음) 사실 저도 개발자에 대해 자세히 알기 전에는 그런 모습을 상상했어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 보니, ‘이야기를 덜 할 수 있는 직업이지 않을까?’라고 정말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거죠.
사실 한창 쇼핑몰을 다니고 있던 27살쯤, 개발자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주변에 개발자로 일하시는 지인이 몇 분 계셔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땐 돈을 계속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당장의 생활비를 벌어야 하니 도전하지 못했는데, 그때 접어뒀던 꿈을 서른이 넘어서 다시 꺼내 들여다본 거예요.
학원에서 공부하는 모습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직업을 공부하는 건데, 그 과정이 막연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나요?
그래서 여러 방면으로 조언을 구하고 다녔는데요. 처음엔 취업 관련 대형 카페에 글을 올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댓글에 “그 나이에 무슨 새로운 시작을 하냐”는 이야기도 달렸어요. 비전공자와 전공자 차이가 심하고, 팀장이 될 나이고, 연봉도 생각했던 것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정말 현실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때 ‘개발자 코스, 수강만 하면 연봉 1억’ 같은 홍보 문구로 광고하는 곳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단순한 생각으로 뛰어든 사람이 많았대요. 그런 우려를 담은 말씀이지 않을까 싶어요. 덕분에 현실을 직시하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또 지인이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 조언을 구하거나, 한 다리만 건너면 개발자인 분을 소개받을 수 있었는데요. 직접 만나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정보를 구하고 다녔어요. 그렇게 연결된 현직자와 대화를 무척 많이 나눴고요.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먼저 게임업계에서 개발자인 분을 만났는데요. 개발자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질문하셨어요. 전 그때까지 ‘개발자’라고 단순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종류가 다양한지도 몰랐거든요. 역으로 “개발자가 그렇게 많아요?”라고 되물었다니까요.(웃음) 그분과 대화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죠.
또 친구 중 한 명이 전직 개발자였어요. 친구니까 현실을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개발자로 일하면 야근이 너무 많다고 괜찮은지 묻더라고요. 저는 쇼핑몰에 일하면서 야근과 새벽근무가 일상이었던 사람이라, 그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답했죠.(웃음)
다른 한 분은 웹개발을 하고 계신 현직자이신데요. 원래 개발 전공이시지만 학원에 다녀서 개발자로 취업하신 케이스예요. 그분은 웹개발을 해도, 기기마다 배우는 게 달라져서 어떤 걸 다루고 싶은지도 여쭤봐 주셨어요. 저는 PC 화면 개발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관련 강의 목록은 물론이고, 학원 선생님까지 함께 추천해 주셨습니다.

개발자 커리큘럼
주변 지인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으셨네요. 그럼 실제로 원하던 개발자 포지션으로 입사하셨나요?
맞아요. 지금은 웹개발 중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디자이너로 일을 했으니, 주변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하라고 권유를 많이 받았어요. 보이는 화면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역할이니까요. 그럼 제 이전 경력도 조금은 살릴 수 있을 테고요.
그렇지만 저는 예전 업무와 비슷한 걸 하기 싫더라고요. 디자이너 업무가 싫어서 여기 왔는데, 그때 일과 비슷한 업무를 하기가 싫었어요. 그래서 모든 걸 지워버리고 “백엔드만 하겠습니다”라고 했죠.
학원이 새로운 직업으로 가는 발판이 되었는데요. 어느 정도 다녀야 취업까지 가능한 건가요?
제가 배운 코스는 6개월이에요. 휴일이나 주말을 빼면 거의 4개월에 가까워요. 너무 짧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직접 해보니까 이 과정만 해도 흡수가 빠르게 되더라고요. 집약적으로 실무에 필요한 내용만 잘 가르쳐주셨어요.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니 학원 과정에서 배움이 멈추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직업을 바꾸려 할 때, 새로운 걸 배우려면 현실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건 돈이 아닐까 싶어요. 생활비, 수강료 등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해요.
연차가 어느 정도 있으니 퇴직금이랑 저축해놓은 돈으로 생활비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1년 정도는 그냥 쉬어도 되겠다고 결정을 했죠. 학원 수강료는 내일배움카드를 사용했는데요. 저는 예전부터 내일배움카드를 알뜰하게 사용했어요. 회사에 다닐 때도 여러 가지 과목을 수강했거든요. 다른 분들도 내일배움카드를 잘 사용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었어요. 학원에 다닌 지 2~3개월 되었을 때쯤 14년 동안 함께한 강아지가 크게 아팠거든요. 허리디스크와 십자인대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비와 재활비가 필요했고, 옆에서 제가 계속 돌봐야 했어요. 이때는 학원을 그만두고 재취업까지 고민했고요. 그래도 그 힘든 시기를 잘 버텨서 지금은 강아지도 건강도 하고, 저도 무사히 개발자로 취업했습니다.
개발자 공부 중 지출한 강아지 수술비와 퇴원 후 강아지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하셔서 다행이에요. 개발자가 되어보니 어떠신가요? 업무가 아예 달라졌는데, 직업 만족도가 실제로 높아졌는지 궁금해요.
만족감이 정말 커요. 27살에 꿈꿨을 때 도전할 걸 아쉽기까지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제라도 도전해 성공한 것에 만족합니다. 이 일을 하며 가장 좋은 건 그 전보다 해야 할 업무가 명확하고, 결과도 명확하게 나오는 거예요. 저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어요. 업무의 경계가 없었던 게 힘들었거든요.
또 이전에는 회사 거리가 멀어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방 출장도 많았어요. 지금은 연차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고, 강아지가 기다리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죠. 제 상상 이상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이 많더라고요.(웃음) 이 업계에서 일해보니 능력 있는 개발자는 대부분 외향형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분야든 사람과 의사소통하지 않는 직업은 없다는 걸 배웠어요.
‘더 빨리 도전할 걸’ 아쉬운 마음이 드신다니, 만족도가 높으신 게 느껴져요. 개발자로 직무를 전환하려는 분들께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작성 팁을 알려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학원 과정 마지막에 웹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이 있어요. 그 자료를 토대로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어떤 웹 서비스를 만들었고, 어떤 개발 과정을 거쳤는지 자세히 서술해요. 덧붙여서 저는 쇼핑몰MD로 일하며 이 회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과 비슷한 내용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어요. 프로그램 이해도가 뛰어나고, 사용자 입장에서 고려해 개발할 수 있다고 했죠. 특히 ‘사회 경험이 있는 경력직 신입이다’라는 걸 중점으로 어필했어요. 개발자로서는 당연히 신입이지만, 사회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경험치라는 게 있고 회사 입장에선 가르칠 게 적어지니까요.
그런데, 이런 준비를 해도 개발자는 기술 면접이라는 게 따로 있더라고요. 실제 면접을 보기 전까지는 학원 과정을 수료하고 포트폴리오만 갖추면 취업이 될 거라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에겐 기술 면접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꼭 기술 면접에 대비하시면 좋겠어요. 그때 취업은 역시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그래도 몇 번의 지원과 탈락 끝에 무사히 지금의 회사로 취업했습니다.

개발자로 다니고 있는 회사 전경
나이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
0부터 다시 시작해도 괜찮아
30대 중반에 쌓아온 경력을 두고, 직업을 바꾸는 결정이 그래도 쉽진 않으셨을 것 같아요.
나이에 대한 걱정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어요.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신입으로 들어가서 그냥 견디면 되는 거니까요. 그래도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 팀장급이 제 나이와 비슷할 수 있고, 그럼 불편해서 뽑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있었죠. 특히 선후배가 명확한 회사일수록 어린 분을 선호할 것 같더라고요. 그렇지만 걱정과 달리 지금 회사는 비전공자도 많고, 저랑 비슷한 나이에 신입으로 들어오신 분도 있더라고요.
사람마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다 다르잖아요. 연봉이 1순위 가치는 아니셨을 것 같아요. 이직하면 신입 연봉을 받는 상황인데, 이 점은 괜찮으셨는지 궁금해요.
돌이켜 보면, 급여는 최소 생활비만 보장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래도 이전 직장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 번아웃이 세게 왔다 보니까 함께 일하는 사람이 좋으면 오래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회사마다 환경도 다르고, 일도 달라졌을 텐데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하고 직업을 바꿔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저라는 사람이에요. 일하는 순간만큼은,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이 일을 했거든요. 그래서 주변에서 좋게 평가해 주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전에 다녔던 회사들이나, 거래처에서도 이직 제안이 여러 번 왔었거든요. 지금 회사에 다니는 중에도 연락이 온 적도 있고요.
내가 어떤 일을 맡든 최선을 다한다면, 어디서라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게 어떤 직무든, 어떤 회사든 말이죠! 인정 받은 순간이 쌓이다 보니 나라면 어디서든 ‘밥은 벌어 먹고 살 수 있지않을까’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웃음)
어떤 일을 하든, 어떤 회사에 일하든 최선을 다해서 자기 확신을 갖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막 직업을 바꾸려는 분들께 용기를 전하는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이 길이 아닌지 걸어가 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성공하면 인생 2막 시작이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고 마음으로요.
제가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사람에 치여 스트레스받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이 살았을 것 같아요. 지금은 업무 스트레스도 없고, 이전에 비하면 정말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어요.
나이에 대한 걱정을 지나치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다 보니 주변에서 30대 중반에 신입으로 시작하신 케이스도 많이 들었거든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분이 정말 많아요! 저와 같은 30대의 비전공자도 아무 관련 없는 분야에서 0부터 새로 시작해 직무를 바꿀 수 있다고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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